스릴러가 땡기는 밤이다.
최대한 조명을 우울하게 만들고 넷플릭스에 들어가본다.
배우가 낯이 익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트와일라잇에서의 인상깊은 발연기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작품에선 다르다.
스토리가 무겁다 못해 영화 내내 바닥을 기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 쫙 빼고 잔잔히 이어가는 연기때문에 몰입이 가능했다.
아무 생각없이 처음 봤을때 이 영화는
그냥 "보이지 않는 무언가(영혼)를 찾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너무나 허무했다.
뭐지? 내가 뭘 본거지?
이걸 위해서 2시간 동안 이 영화를 본건가.
그래도 "칸영화제" 에서 감독상 까지 받은 영환데
소위 전문가들은 어떤 점 때문에 이 영화를 높게 평가했는지 궁금해졌다.
이 영화를 다시 되짚기 위해서는
"작가주의" 라는 개념을 먼저 공부해야했다.
"작가주의"란 20세기 중반 부터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쓰이고 있는 영화 비평에 대한 철학(개념)이다.
영화를 평가할때 작품의 다른 요소(배우, 각본, 촬영, 편집 등)들 보다 감독의 철학과 개성에 더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개념이다.
그 어떤 설명보다 장 르누아르의 한마디로 작품주의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와닿았다.
감독은 평생 동안 단 한 편의 영화만 만든다. 그는 그걸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반복할 뿐이다.
A director makes only one movie in his life. Then he breaks it into pieces and makes it again.
"작품 주의"에 대해 배웠으니 이제 "퍼스널 쇼퍼"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영화의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에 대해 공부가 필요하다.
Olivier Assayas(born 25 January 1955)
할아버지 감독님이네.
위키를 보면 그의 생에, 커리어 등에 대한 얘기 뿐이라
작품 이해에 도움 될만한 자료가 많이 없다.
그나마 인터뷰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영화가 어떤 영향을 받아왔는지 설명하는 인터뷰다.
That radicality in cinema involved just being outside of the world of modern images, and the key to it was the work of Robert Bresson, who has been by far the most important influence in my work, and intellectually it's been the influence of Guy Debord—basically, you know, it's been Debord-Bresson, Bresson-Debord, the things that've always defined my framework, the way I look at the world.
영화 속의 rdicality(급진성,과격성)는 현대의 이미지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어야 하며 나에겐 Robert Bresson의 작품이 그것을 표현하는 중요한 키가 되었고 내 작품에 지금까지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intellectually(지적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영감은 Guy Debord 에게 받았다. 기본 적으로 Debord-Bresson, Bresson-Debord 이 연결고리가 항상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 되었고 내 작품의 framework(뼈대) 를 완성시켜주었다.
*Robert Bresson: 프랑스의 영화 감독, 영화 각본가
*Guy Debord: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이론자, 저술가, 영화 제작자.
이 인터뷰를 이해하려면 또 Robert Bresson, Guy Debord 를 공부해야 된다.
그들의 성향과 생애를 살펴보았다.
이제 배경 지식이 아주 얇게라도 쌓였으니 다시 작품을 곱씹어 본다.
감독은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
틀에 박히지 않은것.
보이지 않지만 누구나 품고 있는 존재에 대한 물음.
일상과 일상이 아닌것의 혼재.
현실과 비현실의 공존.
내면속 비밀스런 욕구의 분출.
우리는 스스로 판단하고 살아가는가.
억눌린 감정.
생각이 많아진다.
그 영화를 떠올렸을때 생각이 많아 진다는건 좋은 작품이라는 얘기 같기도 하다.
이 감독의 전 작품("Clouds of Sils Maria ") 이 더 유명하다고 하니
전 작품도 봐야겠다.
허무한 결말에 처음엔 화가 나고 찝찝했지만,
곱씹을 수록 생각이 많이 나는 영화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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