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재의 스마트홈
스마트홈의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물론 상상력에 따라 그 끝은 무한하겠지만
하드웨어만 놓고보면 꽤 높은 수준까지 올라온 것 같다.
(AI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홈 시장은 저변이 전혀 확대되지도 못했고
출시되는 제품만큼 사용자들이 크게 늘어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도대체 왜왜왜, 왜일까.
우리 집을 예로 들면,
조도에 따라 자동으로 커튼이 열리고 닫히고
버튼 하나로 집의 조명과 온습도 같은 환경을 한 번에 설정할 수 있다.
음성명령으로 원하는 영상을 TV에 틀 수도 있고
시간이나 상황에 맞춰 원하는 정보를 스피커에서 나오게 할 수도 있다.
아래는 위 두 문장의 명령을 구현하는데 쓰인 장비 목록이다.
- 조도센서(아카라) - 아카라 홈
- 전동커튼(투야) - 투야 스마트 라이프
- 버튼(이케아) - 이케아 홈
- 조명(필립스) - 필립스 휴
- 온도(네스트) - 구글 홈
- 습도(삼성) - 스마트싱스
- 음성명령(구글) - 구글 어시스턴트
- TV(엘지) - 엘지 씽큐
- 셋톱(애플) - 애플 홈킷
위 제품들은 각각 그들만의 플랫폼과 표준을 갖고 있다.
이처럼 현재 스마트홈 시장엔 셀 수도 없이 많은 브랜드들이 존재하고
각 제조사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달리고 있다.
서로 호환도 안되니 유기적인 자동화 동작은 당연히 안되고
명령을 내릴 때에도 각각의 앱에 들어가서 해줄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이런 대 환장의 생태계를 통합시켜주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Home Assistant, Homebridge, Smartthings의 DTH와 커넥터들과 같이
제조사가 아닌 사용자들이 어떻게든 해보려고 꾸역꾸역 만든 프로젝트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방법은 사용자들이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다.
기술적으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개인 서버를 구축하고 운영까지 해야 한다.
아니, 커튼 하나 열자고 개인 서버까지 운영해야 된다고???
나는 지금 허브 5대, 개인 서버 1대를 운영 중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전혀 스마트하지 않다.
2. Matter 란 무엇인가
Matter는 이런 통합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용자가 아닌 제조사들이 뭉쳐서 만든 표준 프로토콜이다.
프로토콜은 네트워크 사이에서 오고 가는 데이터의 교환 방식에 대한 규칙 체계를 뜻한다.
현재 각 제조사별로 흩어져있는 통신 방법이나 규칙들을 통합하기 위해 17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구글, 애플, 삼성, 아마존 등과 같은 플랫폼 기업을 포함해
스마트 홈 제품을 주로 만드는 작은 기업까지 거의 모든 IoT 관련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미 오랫동안 사용되면서 검증된 IP 기반의 통신 규격이기 때문에
쉽고 빠르게 연결할 수도 있고 안정적으로 통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빠르면 올해(2022) 안에 Matter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초기에는 제품 개발 등으로 인해 속도를 내지 못할 것 같지만
빠르게 스마트홈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3. 왜 Matter에 주목해야 하는가
Matter는 IP 기반 기술이기 때문에 확장성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새롭게 출시되는 장비들 뿐만 아니라
기존 출시된 장비들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충분히 지원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미 삼성 스마트싱스 허브, 구글 네스트 허브, 애플 홈팟 미니, LG TV, 삼성 TV 등 많은 제품들이
Matter 지원을 예고했다.
일단 Matter지원 플랫폼으로 스마트 홈을 구축해놓으면
사용자들은 Matter 지원 장비를 구입하여 단순히 큐알코드 인식만으로
쉽게 기존 플랫폼에 통합시키고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매우 당연하고 쉬운 일인 것 같아 보이지만
현재 스마트홈 환경에서는 운영 중인 플랫폼에 다른 회사의 제품을
끼워 넣는 것이 엄청나게 복잡하고 어렵다.
(대부분 여기서 포기)
Matter 출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중 가장 큰 우려는
"기기마다 스펙이 다른데 통신 규격만 통일한다고 제대로 지원이 될까"
인 것 같다.
예를 들어
Matter 지원이 되는 이케아 조명을 애플 홈킷 플랫폼에 붙였을 때
통신 규격이 맞으니 켜고 끄는 것은 당연히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외에 세부적인 기능(밝기 조절, 색상 조절, 자동화 등)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인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프로토콜의 정의는 네트워크에 한정 지으면 '데이터 교환에 대한 규칙'이지만
좀 더 범위를 넓혀보면 사회나 기업 간의 약속, 규율 등을 말하기도 한다.
Matter 프로젝트는 오픈소스로 Github에 공개되어 있다.
그 말은 오픈된 소스를 활용해 누구나 Matter 장비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스펙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Matter를 추진하고 있는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Certification(인증)이 첫 번째 메뉴에 자리 잡고 있다.
소스를 공개하지만 인증 절차를 걸쳐 정의된 스펙과 규칙, 보안 등에 대한 검증을 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Matter 인증 마크가 부착된 제품을 구입하면 동일한 스펙의 제품을 쓸 수 있다는 보장을 받게 되는 것이다.
Matter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을 보면 스마트홈 제조사뿐만 아니라 보안(ADT), 인증서(Digicert), 반도체(ARM) 등 IT산업 전반의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Matter는 현재의 스마트홈 수준에서 보면 플랫폼을 통합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Matter가 그리는 큰 그림에 스마트홈 장비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언젠가 기기들이 알아서 생각하고 내 생활에 맞춰서 움직여주는 시대는 분명히 온다. 내 주변 모든 물건들에 IoT기능이 들어갈 수도 있다. 사회 전반 모든 분야에서 IoT 기술이 요구 될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는 기기에 대한 신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Matter는 그것을 보증하는 핵심 기술(규약 & 인증)이 될 것이다. 현재의 KC마크처럼 Matter 인증을 받지 못한 장비는 소비자의 선택에서 멀어지게 될 것이다.
'스마트홈&Io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플] iOS 16.1 beta matter 메뉴 등장 (0) | 2022.09.16 |
---|---|
[애플] iPAD OS 16 배포 연기 (0) | 2022.09.16 |
[스마트홈] 이케아 Matter 대응 허브(게이트웨이) DIRIGERA 출시 (1) | 2022.08.30 |
[스마트홈] 현관 CCTV eufy cam 2c, SD 카드 업그레이드 (0) | 2022.08.25 |
[스마트홈] 누워서 불끄기 #3 스마트 전구 (스마트 LED, 필립스 휴, 이케아 트로드프리, 헤이홈) (0) | 2022.07.12 |